튜블라, 루프휠 티셔츠

미국과 유럽의 빈티지를 입어본 사람들은 느끼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티셔츠, 크루넥 (속칭 맨투맨) 을 입을때에 같은 사이즈를 입더라도 핏과 착용감이 다르다는 것. 이 티셔츠를 얘기할 때 ‘천축’ , ‘Low gauge weave’ , ‘Loop wheel’ , ‘Tubular’ ,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자세하게 톺아보자.

HISTORY.

천축 天竺 은 일본에서 인도를 칭하던 옛말로서, 원사나 원단의 원산지를 의마하는 것이 본래 뜻이였다. 현재에서는 구직기를 통해 편직된 원단을 칭하는데 이는 마케팅적인 표현으로서 올바른 표현은 아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루프휠 Loopwheel튜블러 Tubular 이다.

루프휠 (loopwheel) 은 1926년 주세페 네그라 (Giuseppe Negra) 가 개발해 1970년대 까지 생산되었던 편직기기의 일종이다. 이 기기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선, 지금의 티셔츠 제작 방식을 알아보아야 한다.

일반 티셔츠 패턴

앞판 1면, 뒷판1면, 소매2면을 준비해 봉제로 조립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앞판, 뒷판, 소매를 각자의 패턴모양 대로 절삭해야하며, 앞판과 뒷판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몸의 실루엣이 각져있다.

왼쪽과 오른쪽 각각 위치한 봉재선이 견고하게 고정 되어있고 무게를 갖고있어 특유의 경직된 실루엣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장점도 지니고 있는데 허리폭이 겨드랑이 폭에 비해 줄어드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어서, 주로 슬림핏 의류를 만들 때 유리하다.

하지만 위 방식이 주류로 자리잡기 전에는 루프휠 기기가 사용되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 듯, 튜브형으로 원단을 짜낸다. 튜브형으로 몸채를 뽑아낸 후, 소매만 연결해내는 매우 간결한 공정으로 티셔츠를 만들 수 있다. 당시에는 왜 이런 방식으로 생산되었을까? 그 이유는 기존에 니트를 생산하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런 간소화된 공정으로 만들어진 티셔츠는 20~50년대의 T자 저고리핏 티셔츠들로 시작해 현대의 핏까지 개선되었다. 핏에 대해 첨언하자면, T자 저고리핏은 특유의 들뜨는 소매, 쇄골과 겨드랑이를 잇는 부분 (나그랑 티셔츠의 절개부분과 동일한 부위) 의 주름 때문에 외관상 이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2차세계대전 전 까지는 반팔 티셔츠는 속옷이었기 때문에 심미적 요소가 고려되지 않았다. 하지만 종전 이후 군인들과 말론 브란도의 반팔 패션을 필두로 반팔티에 패션이 고려되기 시작하며 핏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속옷의 역사에서 겨드랑이가 끼지않는 활동성 덕에, 운동복에는 T자 저고리핏이 꽤나 오래 유지되었다. 그래서 챔피온 빈티지는 입으면 안이쁘다는 여론이 있다. 하지만 “튜블라, 루프휠 = 저고리핏” 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할것이, 소매의 패턴을 수정하거나 몸통 한쪽 옆구리를 절개하여 핏을 변형하기도 했다.

루프휠, 튜블라 패턴

루프휠 기기는 큰 단점을 지니고 있는데, 바늘 1개로 분당 24회 회전만 가능했다는 것이다. 1시간에 1미터의 원단 밖에 짜내지 못하는 느린 시간이었다. 게다가 사이즈 1개당 1개의 기기만이 세팅될 수 있어서 M, L, XL 를 생산하기 위해선 3대의 기기가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었다. 원단을 짜면서 내려갈 때에, 굵은 원사장력을 최소화한 채 굵은 바늘성글게 짠 방식을 로우 게이지 니트 Low gauge knit 방식으로도 부른다.

동일한 방식이지만 바늘 갯수를 늘려 생산력을 늘리고, 직조의 균일도를 개선한 직기가 튜블러 (tubular) 티셔츠이다. 루프휠과 달리 균일한 두께감의 원사를 매우 촘촘하게 짜서 향후 변형이 적고 원단의 표면이 매우 규칙적으로 보인다. 원단감은 다른 일반 티셔츠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루프휠과 튜블러를 다른 것으로 구분하곤 한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루프휠을 만드는 ‘구세대 방법 (=루프휠)’ , ‘신세대 방법 (=튜블러)’ 으로 구분하며 튜블러 티셔츠는 루프휠 티셔츠의 부분 집합으로 취급한다. 이는 유럽, 미국에서 루프휠 티셔츠를 구매해도 튜블러 티셔츠가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서방국가와 아시아 국가의 차이점을 가져온 원인은 생산자의 입장 차이로 추정된다. 미국과 유럽은 연속된 직기개선의 과정속에 있었던 작은 차이로 인지할 것이고, 아시아 국가는 뒤늦게 직기를 수입하는 입장에서 어떤 기기가 구세대 인 것이고 신세대 인 것인지가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거기다 일본은 미국의 연대별 티셔츠의 디테일을 복각하고자 하는 원단상사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편의상 루프휠과 튜블러라고 명확히 구분하고 싶었을 것이다.

FABRIC.

루프휠: 종 (세로) , 횡 (가로) 모두 동일하게 잘 늘어난다. 원단결이 약간 불규칙하고, 착용하면 할수록 특유의 요철감이 올라온다.

고속직기의 튜블러: 종 (세로) 으로 잘 안늘어나고 , 횡 (가로) 으로 잘 늘어난다.

고속직기의 현재방식: 종 (세로) 으로 잘 안늘어나고 , 횡 (가로) 으로 잘 늘어난다.

가로세로 모두 늘어나는 루프휠은 세탁시 수축이 되어도 착용하며 다시 원형으로 잘 복구된다. 원단의 관점에서는 튜블러는 현행과 동일하다.

PATTERN.

루프휠: 옆구리 절개가 없거나 한쪽에만 있다.

고속직기의 튜블러: 옆구리 절개가 없거나 한쪽에만 있다.

고속직기의 현재방식: 옆구리 절개가 두쪽 모두 있다.

루프휠과 튜블러는 옆구리 절개가 없거나 적어, 특유의 흐르는 듯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패턴의 관점에서는 루프휠과 튜블러가 동일하다.

좌 일반 티셔츠 / 우 튜블라 티셔츠

요즘에는 방축가공을 포함한 여러 가공 공정들이 발전하여, 예민한 성격이 아니라면 원단의 측면에서 루프휠의 메리트가 그리 크진 않다. 하지만 예민하던 둔감하던, 패턴의 측면에서는 확실히 메리트가 크다. 루프휠, 튜블라는 겉에 세로줄의 흐르는 듯한 주름이 잡히고, 매우 편안한 착용감을 지니고 있다. (필자는 튜블라 티셔츠를 처음 접했을 때의 시각적 자연스러움, 편안한 착용감을 잊지 못한다. )

특히 루프휠, 튜블라 티셔츠에 실켓가공과 바이오워싱을 하면 엄청 부드럽고 좋은 텍스쳐를 구현할 수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여러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외관적, 기능적 이유로 이 방법을 고수하곤 한다.

나에게 동일한 가격 동일한 디자인의 티셔츠인데, 원단만 고를 수 있다면 루프휠, 튜블라를 고를 것이다. 특히 루프휠을 고를 것인데, 그 이유는 요철감과 약간의 뒤틀림으로 인해 옷이 낡아가는 과정도 이쁘기 때문이다. 옷이 존재하는 기간이 새것부터 구제까지 있다면, 그 모든 과정을 즐기기 위해서는 루프휠이 더 유리하다 생각한다. 오랫동안 새것 같은 실루엣을 원하는 이는 현재 고속직기로 만든것이 더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흐르는 실루엣을 원하지만 최대한 오래 새것 같길 원한다면 튜블러가 적절할 것이다.

당신이 원하는 실루엣의 티셔츠는 무엇인가?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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